[잡포스트] 이숙희 기자 = 배우 이혜영이 영화 ‘파과’에서 60대 여성 킬러로 변신해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파과’는 60대 킬러 조각이 조직 내에서 밀려나며 벌어지는 생존 싸움을 그린 액션 누아르로, 민규동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첫 상영됐다.
이혜영은 극 중 청부살인 조직 ‘신성방역’에서 전설적인 킬러로 불리는 조각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식모살이를 하던 그는 식당 주인 류(김무열 분)에게서 킬러 수업을 받고, 수십 년간 실수 없이 임무를 수행하며 조직의 대모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환갑이 넘어서면서 감정을 배제하고 완벽하게 처리하던 그의 방식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조직은 젊은 킬러 투우(김성철 분)를 영입해 조각을 압박하며 갈등이 고조된다.
민규동 감독은 “이혜영 배우가 그동안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많이 했지만, 무너져 가는 노년의 이미지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며 “그가 조각이라는 캐릭터와 만나는 순간, 영화적으로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파과’는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인 ‘파과(破果)’는 흠집 난 과일을 의미하며, 영화에서는 늙어버린 킬러 조각의 은유로 사용된다. 또한, ‘파과(破瓜)’는 여성이 성숙해지는 나이인 16세를 뜻하는 한자 표현이기도 하다.
민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원작의 심리 묘사를 장르적으로 새롭게 해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파과’는 액션 누아르 형식을 통해 인물의 주제를 강조하는 작품”이라며 “조각이 겪는 성장과 치유의 과정을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영의 강렬한 연기 변신과 함께,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파과’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