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트] 이숙희 기자 =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난 15일 방송을 통해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발생한 한국인 여성 살인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5월 30일,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33세 한국인 여성 박현아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로 체포된 인물은 20대 한국인 남성 이 씨였다. 그는 자신이 박 씨의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며 “성관계를 거부당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더 큰 충격을 준 것은 이 씨의 정체였다. 그는 ‘야하롱’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었다. 17세에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후 여러 차례 우승을 거머쥐며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2021년 계약이 종료된 후 사실상 은퇴한 상태였다.
박 씨와 이 씨의 관계는 지인의 모임에서 처음 만나 시작됐다. 박 씨보다 10살 어린 이 씨가 적극적으로 구애하며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씨는 박 씨보다 하루 먼저 베트남에 도착해 있었다. 당시 그는 호텔 인근 호수에서 팬티만 입은 채 서 있다가 현지 공안에 체포되었고, 이후 난동을 부려 구금되었다. 박 씨는 보호자 역할을 하기 위해 급히 베트남으로 향했다.
이 씨의 지인에 따르면, 그는 베트남에서 50만 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했으며, 용도를 묻는 질문에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이 씨는 2023년 국내에서 네일숍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된 적도 있었다.
베트남에서 그를 목격한 호텔 직원과 상인들은 이 씨의 행동이 마약 투약자의 모습과 비슷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베트남 공안은 그에게서 대마초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양극성 장애 1형을 앓고 있으며, 도파민 과다 분비로 인해 마약을 한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병역 면제 서류를 공개하며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박 씨가 자신에게 약을 먹이려 했다는 사실에 분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버지는 추측했다. 베트남으로 간 박 씨는 이 씨를 돌보기 위해 약을 챙겼지만, 결국 호텔에서 비극적인 일을 겪게 됐다.
이 씨의 아버지는 대마초 양성 반응에 대해 “정확한 사실은 모르지만, 아들의 범행이 마약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건 당시 직접 베트남으로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출 연장 서류를 준비하느라 박 씨를 먼저 보냈고, 상황을 보고 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번 방송을 통해 프로게이머 출신 이 씨의 기행과 범행 동기, 그리고 정신질환과 마약 복용 가능성에 대해 집중 탐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