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포스트] 김지환 기자 = 채널A 새 토일드라마 마녀가 단 2회 만에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 16일 방송된 2회에서는 분당 최고 시청률 3.5퍼센트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마녀는 불운의 법칙을 깨고자 하는 남자 동진(박진영)과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한 여자 미정(노정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 회부터 빠른 전개 대신, 서로의 시점에서 과거 서사를 촘촘하게 쌓아 올리는 방식을 선택해 몰입감을 높였다.
벼락을 맞아 사망한 남학생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동진은 미정의 슬픔을 목격한다. 미정은 죄책감에 “그날 정환이가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까?”라며 괴로워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운 미정은 늘 외진 곳에서 점심을 먹었고, 이를 알게 된 동진은 그녀를 위해 차양막을 설치해 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3학년이 되던 해, 또 한 명의 학생이 감전사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미정은 상처를 안고 학교를 떠나고, 동진은 그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후 미정은 아버지 종수(안내상)마저 자신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자 오랫동안 살았던 마을을 떠나게 된다.
이 같은 서사는 10년 후, 다시 마주한 동진과 미정의 운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박진영은 평범한 학생이자 짝사랑 앞에서는 서툰 동진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부터, 엄마 앞에서 철없는 아들이 되기도 하는 다층적인 면모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노정의 역시 깊은 상처를 지닌 미정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살아가는 캐릭터의 감정을 절제된 표현 속에서도 강렬하게 전달했다.
마녀는 원작이 있는 작품인 만큼, 차별화된 연출이 중요한 요소였다. 김태균 감독은 여백의 미를 활용해 감정을 극대화하는 연출을 보여줬다.
특히 미정이 학교를 떠나는 날, 동진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심정을 반영한 ‘눈이 내리는 장면’은 배우들마저 감탄한 명장면으로 꼽힌다.
극의 서사를 원작과 차별화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원작에서는 형사 중혁(임재혁)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드라마에서는 동진과 미정의 시점을 따라가며 감정선을 더욱 부각했다.
또한 동진이 차양막 설치를 위해 엄마 미숙(장혜진)에게 조르는 장면, 졸업식 후 졸업앨범과 꽃다발을 들고 미정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 등이 각색되면서 추가됐다. 원작의 짧은 장면들 사이를 채운 이야기는 드라마 마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원작 팬들까지 만족시키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마녀가 앞으로 어떤 전개로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지, 동진과 미정의 서사가 어떻게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