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트] 김지환 기자 =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의 민영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SK해운 일부 사업부 인수 추진으로 기업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국내에서 인수할 기업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의 최대주주 한앤컴퍼니와 자문사 모건스탠리는 최근 SK해운 일부 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을 선정했다. HMM은 이달 중순까지 실사를 진행한 후 최종 계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HMM의 사업 규모는 한층 더 확대된다.
HMM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기업 가치가 급등했다. 정부가 보유한 영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보통주 전환이 완료되면, 최대주주 지분이 71.68%로 확대돼 기업 가치는 1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또한, 지난달 28일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17조 2596억 원에 달하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인수 비용은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HMM은 SK해운 인수를 통해 컨테이너 사업(현재 매출의 85%)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탱커선과 벌크선 사업으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약 14조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만큼, 재정적 부담 없이 인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매각 대상은 SK해운의 원유 탱커선, LPG선, 벌크선 사업부이며, LNG 운반선 부문은 제외된다. 업계에서는 LNG선 사업부를 제외한 SK해운의 가치를 부채를 제외한 기준으로 약 2조 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민영화 과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HMM이 ‘민간+공공’ 혼합 소유구조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인수 기업 40%, 정부·공공기관 30%, 화주·선사·소액주주 30%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HMM의 민영화 방향과 SK해운 인수 여부가 향후 해운업계의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