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떼와 평화" 시인 황현호
저 푸른 초원 위에
수천 마리 양떼들이
한 마리 개를 못 이겨
울타리에 갇히는 순둥이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
양떼들의 소원은 떼, 떼, 떼
몸뚱이 보다 큰 털 뭉치를 감고
굼벵이처럼 움직이며
빡빡 가위를 기다리는 털보
사막의 마른 풀 먹고
하얀 젖을 쏟아내는
유목민의 어머니
털 깎기, 젖 짜기 시원찮으면
숯불에 올려져
양꼬치 신세
이 세상에 태어나
누구와도 다투지 않고
온 몸을 희생하며 평화를 실천하는
유목민의 알파요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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