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불씨 떨어져”…경북 대형 산불에 안동도 긴급 대피, 피해 확산 우려
“하늘에서 불씨 떨어져”…경북 대형 산불에 안동도 긴급 대피, 피해 확산 우려
  • 전진홍 기자
  • 승인 2025.03.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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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CBS_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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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전진홍 기자 =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지로 확산되며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안동에는 화산재처럼 도시를 뒤덮은 연기와 곳곳에 번지는 불길 속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현지에서는 “대한민국 산불 역사상 최악의 상황”이라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은 26일 오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25일 오후부터 안동 일대는 거의 5분 간격으로 긴급재난문자가 울릴 정도로 도시 전체가 긴박한 상황이었다”며 “오후 3시부터 거센 바람을 타고 의성에서 시작된 불이 안동 길안면, 동안동 IC 일대로 번지면서 마치 여름철 먹구름처럼 연기가 도시를 덮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 = CBS_김현정의 뉴스쇼

현장에서는 불씨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른바 '불비(불똥 비)' 현상도 관측됐다. 서 위원은 “청송, 영양, 영덕에서도 불똥이 마당에 떨어졌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고, 불길이 몇 시간 만에 수십 km를 이동했다”며 “소방과 산림 전문가들 모두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라고 전했다.

이번 산불은 고령 인구가 많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어 대피에도 어려움이 뒤따랐다. 서 위원은 “고령층이 많고 SNS 접근성이 낮은 지역 특성상 대피 안내에 시간이 걸렸다”며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마을을 돌며 주민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나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산불은 대한민국에서 소나무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해 피해 확산이 더 빠르고 광범위하다. 서 위원은 “참나무 위주의 활엽수림과 달리, 소나무는 기름 성분이 많아 불이 급속도로 번지고 연기도 더 짙다”며 “안동, 의성, 영덕 일대는 산지 소나무 비율이 80~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25일 저녁에는 안동 시내 중심까지 연기가 밀려들며 중앙선 철도도 일시 폐쇄됐다. 특히 안동대학교 인근에서는 불길이 가시권에 들어와 학생들의 긴급 대피가 이루어졌으며, 인근 체육관 등으로 주민들이 임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위원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5명으로, 2022년 울진 산불이나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넘어서는 규모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로서는 자연적인 소강 상태를 기대할 수밖에 없으며, 예보된 비의 양이 충분하지 않다면 산불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기상청은 안동과 인접 지역에 26일 오후 약 1mm의 비가 예보되어 있다고 밝혔으며, 일부 지역에는 더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어 진화 작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본 내용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5년 3월 26일 방송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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