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트] 이숙희 기자 = 매각 실패가 이어지며 파산 위기에 놓였던 MG손해보험이 예금보험공사 주도로 가교보험사 전환을 앞두고 있다. 120만 명에 달하는 보험 가입자들은 일단 기존 계약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한숨 돌렸지만, 고용 불안에 대한 노조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가교보험사는 금융당국이 부실 금융기관의 계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예보를 통해 임시로 설립하는 보험사로, MG손보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이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결정은 지난 3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를 포기한 뒤 파산 우려가 커지면서 마련된 긴급 대응책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MG손보 노동조합은 “신규 영업 중단은 곧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가교보험사로의 전환이 강행될 경우, 단 한 명의 직원도 이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 시내에서는 보험 가입자와 노동자들이 동시에 각기 다른 방향의 집회를 진행하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가입자 측은 계약 유지에 안도하면서도 장기적인 불안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MG손보 가입자 국민청원 대표 민경문 씨는 “당장은 계약이 유지된다 해도, 향후 감액이전이나 법 개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MG손보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자본금이 마이너스 1,254억 원에 달해 보험금 지급 여력도 사실상 없다. 이에 따라 타 손보사로의 계약 이전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MG손보의 정상화를 위한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지만, 노조와 가입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지원 및 이행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